어제 남동생 집에 형제들이 모여 올케 1주기 추모 제사를 지냈다. 엄마는 팔순 노인임에도 불구하고 나와 함께 귀경했다. 엄마의 꼼꼼한 지도 아래 준비를 잘 했다.
우리가 도착하기 전에 이미 남동생이 장을 봐다 놓았다. 음식은 남동생이 거의 다 하고, 변변히 음식 제대로 하는 것이 없는 나는 동생 옆에서 동생이 하라는 대로 거들기만 했다.
사진관 가서 올케 사진 한 장 인화한 것 찾아오고 뒤늦게 온 언니가 꽃이랑 케익을 들고왔다. 술은 평소에 올케가 마시던 칭따오 맥주로 두 병을 샀다.
제사 지내기 전까지도 괜찮았는데 절을 하는데 남동생의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. 애써 눈물을 참으려 노력했으나 나도 흐느끼고 말았다. 이렇게 젊은 나이에 가다니.
다음날은 올케 있는 추모공원에 갔다. 올케 모신 단지를 보자 또 울컥 울음이 쏟아졌다. 남동생은 평상시에도 울컥하곤 한다. 이제 담담할 수 있는 사람들은 언니와 부모님.
남동생이 포스트잇에 아이들 중간고사 끝나면 오겠다는 내용을 적어 유리문어 붙였다.
슬픈 추도식이었다. 조카들은 어려서부터 제사 지내는 것을 많이 보고 자랐기에 일사분란하게 제 엄마의 제사를 지냈다. 그렇게 잘 하는 조카들을 보니 그것이 또 슬펐다.
한 사람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시간은 가는 법. 벌써 1년이 지났건만 내 울음은 왜 끝나지 않는지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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